
여긴 부산남부대형면허시험장.
이러저러한 이유로 1종 대형 면허가 필요했다. 학원비는 응시료까지 50만원은 써야하길래 조용히 포기하고 시험(15000원)으로 들이대기로 했다. 부산에서는 부산남부운전면허시험장에서만 응시가 가능하기 때문에 오가기 편하지는 않았다. 게다가 대형면허시험장은 입구에서 5분 좀 넘게 들어가야 있는, 시험장 내에서도 구석진 곳에 위치해있다. 옆에 산을 끼고 있어서 제법 호젓하기까지..
사진의 녹색지붕 건물이 대기실인데, 그리로 다가가니 입구에서 옹기종기 담배피던 아저씨들의 시선이 바로 내게 꽂혔다. 언뜻 보이는건 죄다 남자. 설마 한두명은 여자가 있겠지 했는데 모조리 남자!!! 시험 대기중에 일단은 홀로 여자가 진입해서 그런지 시선이 한번에 쏠렸다. 이런걸로 주목받고 싶은 생각일랑 0.0001g만큼도 없었는데. 게다가 절반 이상은 나이 좀 있으신 분들이라 더욱 쫄아서 조용히 구석에 짱박혔다.
25분쯤 되자 시험감독관이 나타나더니 사람들을 죄다 태우고 코스를 한바퀴 돌았다. 사람들이 왜 그렇게 많이 운전석에 몰려 서있나 했었더니 감독관이 조작방법에 대해 간단히 설명하면서 코스별 주의점을 알려주고 있었던 것이다. 1종 대형은 1종 보통을 따고 1년 후에야 응시가 가능하기 때문인지 학원을 통하지 않고 시험으로 여러번 들이대서 따는 사람이 많기 때문에 감독관이 베푸는 한조각 자비랄까.(...)
인터넷을 통해 각종 1종 대형 메뉴얼과 동영상을 숙지하고 핸드폰에 1.5배속으로 인코딩해서 넣어가기까지 해서, 처음에는 '혹시 내가 너무 잘해서 한번만에 따는거 아님?ㅋ' 라고 좀 우쭐해 있었는데 택도 없다는걸 알기까지는 오래 걸리지 않았다. 운전 깨나 해봤을 것 같은 나이드신 아저씨가 첫출발 했는데 첫시작인 언덕에서 바로 실ㅋ격ㅋ 그 후로도 언덕 실격이 1/3 정도. 두번째 코스라고 할 수 있는 굴절코스에서 언덕을 넘은 사람들 중 과장 하나도 없이 90% 정도가 떨어졌다. 대형버스다보니 선로이탈하기 쉬운 모양이었다. 내 차례가 다가오자 그저 굴절코스나 지나가봤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간절해졌다.
내 앞순서 사람들 중 단 한명만이 통과했는데 차례를 기다리고 있거나 이미 떨어졌지만 정보교환 및 수집을 위해 남아있던 아저씨들이 그 사람한테 축하한다고 일제히 박수. 머쓱하게 웃던 그 사람은 3번만에 붙었다며 의기양양해 했다. 그 모습을 보며 나도 3번만에 붙었으면 싶어졌다.(....) 인터넷으로 검색해본 것으로도 운전 좀 해봤다는 사람들도 빨리붙어야 3-4번, 심한 경우는 열몇번을 쳐야 붙었다고 하니.
마침내 내 차례가 와서 버스에 올랐는데 이것저것 만져봤지만 비상등은 대체 어디에 있는건지 알 수 없었다. 03년에 1종 보통을 딴 뒤로 잠깐 운전 배운답시고 아버지한테 연습 받은 이후로 단 한번도 운전을 해본적이 없었기 때문에 무려 6년만의 운전. 스틱으로 기어변속도 이래저래 해보고 했는데 클러치 조작 상태 자체가 개판이었다. 출발도 불안불안하고 브레이크는 너무 밟았는지 건널목 앞에서 콱 서고 다시 재출발도 불안불안. 대망의 언덕에서 반클러치 유지하고 브레이크에서 재빨리 발을 떼서 스타트! 하려고 했으나 버스가 잠잠. 실격된건지 시동이 꺼진건지 분간이 안가서 당황해서 이것저것 누르다가 그대로 시간경과로 정말로 실격 OTL
실격하면 바로 감독관이 차 몰러 오기 때문에 더이상 운전은 해볼 수 없었다. 감독관이 와서 "시동이 꺼졌으면 바로 켜서 가야지 뭐해요."라 말해줬을 때야 시동이 꺼졌다는걸 제대로 인식. 버스를 다시 출발지점으로 이동시키면서 브레이크 살살 밟으라고 조언을 해주더라. 많이 어리버리 했기 때문인지... 좀 많이 쳐야 붙겠다고 하더라. 한 5번 안으로 어떻게 안될까....................
아무리 동영상 많이 보고 공식을 외웠다고 해도 기본조작에서 어버버하고 있는데 괜찮을지 걱정된다. 버스 클러치는 대체 얼마나 떼야 되는건지 감이 안잡힌다. 우짠다지............
태그 : 부산남부운전면허시험장, 1종대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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